신용 평가 제도와 세계 3대 신용 평가 기관 (스탠더드&푸어스, 무디스, 피치)

신용 평가 제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세계 3대 신용 평가 기관 중 하나인 스탠더드 & 푸어스를 ‘빅쇼트’라는 영화에서 봤기 때문입니다. 이름만 들어봤던 기관을 영화에서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어서 다른 신용 평가 기관은 무엇이 있는지, 근본적으로 신용 평가 제도는 무엇인지 궁금해서 이번 글을 준비해봤습니다.

 

 

신용 평가 제도, 신용 평가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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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평가 제도

넓은 의미에서 신용 평가는 자금을 빌리는 차입자, 가계 및 기업과 같은 채무자의 채무 상환 능력 또는 신용도를 평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이 채권을 발행할 때 신용 평가 기관은 그들의 신용을 평가하고, 금융 기관은 대출을 제공할 때 개인의 신용 등급을 평가합니다. 신용평가 기관(CRAs; Credit Ratings Agencies)은 채권 발행자의 신용도를 등급으로 평가하며 이는 1800년대 미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Louis Tappan이 1837년에 상인들의 신용을 평가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에서 Moody’s Investor Service로 발전했습니다. 1990년대에는 이러한 신용평가가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 이외에도 금융 기관이 등급이 낮은 채권을 보유하는 것을 제한함으로써 건전성 감독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가계 대출과 같은 개인 신 용평가 시스템(CSS; Credit Scoring System)은 개인의 인적 사항, 소득, 금융 거래 및 대출 이력 등을 기반으로 신용 등급을 산정하며 대출 승인 여부, 대출 가능 금액, 적용 금리를 결정합니다.

 

스탠더드 & 푸어스

스탠더드 & 푸어스(S&P)는 무디스와 함께 세계 3대 국제 신용평가 기관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1860년 Henry Varnum Poor가 설립한 Poor’s와 1916년에 설립된 Standard의 두 회사가 1942년에 합병하여 출범했습니다. S&P는 AAA(최우량)에서 C(최저)까지의 등급을 매기며 정치적 리스크, 경제 구조, 경제 성장, 정부의 역할과 재정수지, 공공 부채 부담, 물가 안정, 경상 수지 구조, 대외 부채 및 유동성과 같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합니다. S&P는 양적 및 질적 분석을 강조하며 경제 및 재무 성과 지표 및 미래의 채무 상환 능력을 고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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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1909년에 출판업자인 John Moody가 창업한 무디스는 동년에 채권 신용 평가 서비스를 시작한 현저한 기관 중 하나입니다. 1929년 대공황 시기에 무디스가 ‘투자 적격’으로 평가한 기업들이 100% 채무 이행을 달성함으로써 신뢰와 명성을 획득한 후 전 세계적인 투자 자문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무디스는 Aaa(최우량)에서 C(최저)까지의 등급을 매기며 1부터 3까지의 숫자를 추가하여 세분화합니다.

무디스의 국가 평가는 1975년에 3개국(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작되어 1990년에 33개국(주로 선진국)으로 확대되고 2000년에는 108개국(신흥 시장국 포함)으로 더욱 확장되었습니다. 무디스의 평가 원칙은 양적 분석을 강조하며 주요 평가 항목으로는 공채와 우선주식, 정부의 부채상환 능력, 장단기 채무 이행 능력, 은행 감독 정도, 자본 시장 구조, 재무상의 투명성 및 규제 환경, 채무 감당 능력, 유동성 등이 포함됩니다.

 

피치

피치 레이팅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신용평가 기관 가운데 하나로, 회사의 설립은 19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회사는 William Fitch와 John Fitch 형제들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초기에는 정확하고 독립적인 평가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창업했습니다. 피치 레이팅이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한 이유는 금융 시장에서의 신뢰를 쌓아감과 동시에 전 세계의 기업들과 정부 기관들에 대한 평가를 제공하면서 꾸준한 신뢰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피치 레이팅은 기업, 정부, 금융 기관에 대한 신용 평가를 수행하며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투자 대상의 신용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고 적절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피치 레이팅은 신용 평가의 원칙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접근을 채택하고 있으며 독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정보 투명성을 제공하여 금융 시장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투자자들에게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평가를 제공함으로써 금융 시장의 투명성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신용 위험 (Credit Risk)

채권 채무 관계에서 신용 위험은 채무자의 채무 불이행, 이행 거부 또는 신용도 감소 등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바젤 자본 규제에서는 주어진 신뢰 수준(99.9%)에서 일정 기간(1년) 이내에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손실을 총손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총손실은 VaR(Value at Risk)로 산출하며 예상 손실(EL; Expected Loss)과 예상외 손실(UL; Unexpected Loss)로 구분하여 관리되고 있습니다.

바젤 자본규제 상 예상손실은 현재 시점에서 통상 1년 이내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손실 금액으로 ‘부도시 익스포저(EAD; Exposure At Default) × 예상 부도율(PD; Probability of Default) × 부도시 손실률(LGD; Loss Given Default)’의 산식을 이용해 산출하며 실제 손실 발생 시 사전에 적립된 대손 충당금으로 흡수된다고 가정합니다. 반면, 총손실 중 예상 손실을 초과하는 예상외 손실은 자기자본으로 대비한다고 가정합니다.

 

신용 평가 기관 역할의 중요성

영화 ‘빅쇼트’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이로 인해 야기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이 소재를 통해서 월가의 탐욕이 얼마나 거대한 지, 무책임한 모럴해저드의 결과가 어떤 지를 잘 풍자한 영화였습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영화에서 등장한 스탠다드 & 푸어스의 직원은 서브프라임 채권 등급을 하향하지 않는 지 질문을 받자, 좋은 등급을 주지 않으면 고객이 다른 신용 평가 기관인 무디스로 간다는 답변을 내놓습니다. 이 말은 곧 신용 평가 기관도 이득을 위해서 부실한 채권임을 인지하고도 그에 적합한 신용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그만큼 신용 평가 기관이 제 역할을 태만하면 경제에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중요한 기관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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