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하는 방법을 나타내는 표현 3가지(유동성, 양적 완화 정책, 테이퍼링)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하는 여러가지 방법을 고급스러운 단어로 나타냅니다.

한 국가의 중앙은행은 시장에 유통되는 통화량을 조절하면서 여러가지 통화 정책을 펼칩니다. 이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기도 의도적으로 늦추기도 하는 식으로 시장을 간접적으로 통제합니다. 동 과정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표현인 유동성, 양적 완화, 테이퍼링에 대한 설명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거의 모든 나라는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하고 그 기조를 현재까지 이어가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중앙은행의 통화량 조절, 유동성, 양적 완화 정책, 테이퍼링
중앙은행의 통화량 조절, 유동성, 양적 완화 정책, 테이퍼링

 

통화량 단어 1. ‘유동성’이란?

유동성이란 본질적으로 자산을 손실 없이 현금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용어입니다. 유동성은 본질적으로 기업이 필요할 때 손해를 보지 않고 자산을 원활하게 통화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반영합니다. 유동성의 개념은 크게 자산 유동성과 경제 주체들의 유동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분류됩니다. 자산 유동성은 다시 통화의 유동성과 통화를 제외한 자산의 유동성으로 나뉩니다. 통화 유동성은 화폐가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로 전환될 수 있는 정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반대로 자산 유동성은 통화를 제외한 자산이 통화로 전환된 후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로 전환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유동성의 정도는 전환 대상 자산의 양과 질, 시장 역학, 거래 방법론, 리파이낸싱 가능성 등의 변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반면에, 경제 주체의 유동성은 각 경제 주체가 재정 의무를 이행할 능력을 의미합니다. 이 개념은 원래 의미에서 파생되어 두 가지 다른 맥락의 의미로 사용됩니다. 첫째, 유동성은 시장에서 통화로 분류되어야 할 돈의 공급과 다양한 금융 상품의 정도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됩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유동성의 정도를 통화, M1, M2, Lf, L과 같은 지표로 통화 공급 및 유동성 지표를 분류합니다. 둘째, 유동성은 통화 자체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며, 여기에는 현금이 포함됩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또는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정책”과 같은 경우 유동성은 통화 그 자체를 나타내므로 의미를 구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M1 = 협의 통화 = 현금(currency) : 현금, 저축성 예금, 요구불예금도 통화량에 포함됩니다.
M2 = 광의 통화 = M1 + 정기 예적금 및 부금, 시장형 상품, 실적 배당형 상품, 금융채, 발행 어음 등(모두 만기 2년 이상은 제외)
LF금융기관 유동성) = M2 + M2에 포함된 금융 상품 중 만기 2년 이상 정기 예금, 금융채, 한국 증권 금융 예수금 등
L(광의 유동성) = LF + 정부 및 기업 등이 발행한 유동성 시장 상품(이들이 발행 채권 등 포함)
직불 카드로 인출 가능한 예금 잔고도 통화량 공급에 해당

 

중앙은행의 역할 설명 바로가기

 

통화량 단어 2.’양적 완화 정책’이란?

양적 완화 정책(QE; Quantitative Easing)은 중앙은행이 정책 금리를 이미 최저로 인하한 상태에서 경제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장기 금리를 낮추기 위해 국채 등을 무한히 매입하여 유동성을 공급하여 대차대조표를 확대하는 정책을 말합니다.

이 정책은 일본이 2001년 3월에 제로 금리로 가는 중에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로 확산되며 선진국 경기 침체가 깊어지면서 중앙은행은 전통적인 정책의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양적 완화가 비전통적 정책으로 도입되었습니다.

양적 완화는 통화 완화 정책이 오랜 기간 유지될 것임을 시사함으로써 민간 경제 주체들의 경기 회복 기대를 높입니다. 또한 금융 시장의 유동성이 개선되며 위험 회피 심리가 완화되어 금융기관 대출 증가 등을 통해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장기간의 양적 완화는 민간 경제 주체들이 과도한 이익 추구 등으로 금융 불균형이 심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로 대규모로 늘어난 자산을 경기 회복에 맞춰 축소하지 못할 경우 과도한 유동성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질적 완화 정책(Qualitative Easing)은 이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를 확대하지 않으면서 자산 구성을 변경하는 정책입니다. 중앙은행은 국채 대신 신용 위험이 있는 채권을 일부 보유함으로써 금융 시장의 신용 경색을 완화하려고 합니다.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뉴스 기사 보기

 

통화량 단어 3.’테이퍼링(tapering)’

미국은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해 금융 위기에 직면하며 매우 심각한 대규모 경기 후퇴를 겪었습니다. 이를 역대급으로 심각했던 대공황에 빗대어 ‘대침체(great recession)’라고 부릅니다. 미연준은 대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으로 정책 금리를 거의 제로 수준으로 낮추는 등 통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기 진작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국채 및 MBS를 직접 매입하는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대차대조표를 확대하여 장기 금리를 낮추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이를 양적 완화 정책(quantitative easing policy)이라고 합니다.

2013년 5월, 당시 미연준 의장 벤 버냉키는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하여 향후 중앙은행이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어서 자산 매입 규모를 점차 줄여가는 정책을 양적 완화 축소 또는 테이퍼링이라 불렀습니다. 이 발언 이후 미국 뿐 아니라 신흥국에서도 자본 유출 우려로 금리가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 시장이 불안해지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이를 ‘테이퍼 텐트럼’이라고 명명했습니다. 테이퍼링은 자산 매입 규모가 감소하지만 미연준의 대차대조표가 계속해서 확대되는 측면에서 대차 대조표 자체가 축소되는 대차대조표 정상화 프로그램과는 구별되므로 이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양적 완화와 반대로 양적 긴축 (Quantitative tightening) 정책에서도 마찬가지도 그 경향성을 줄이는 단계를 QT 테이퍼링이라고 합니다.

 

양적 완화가 가져온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코로나 19 대유행 기간 동안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 실시했던 양적 완화 정책은 지난 몇 십 년 간 발행한 통화량보다 몇 배나 많은 돈을 찍어냈습니다. 점차 코로나 19의 영향력이 잠잠해지면서 전 세계는 여태껏 존재한 적 없던 무제한 달러 발행의 후폭풍으로 엄청난 물가 상승을 경험하게 됩니다. 부랴부랴 테이퍼링을 진행하고 그것도 모자라 단기간에 빅스텝, 자이언트 스텝을 남발하며 엄청난 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지금은 고금리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시기에 와있습니다. 미연준의 정책 발표 하나가 전 세계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 지 알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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